자식 투자에서 성공하는 법, 아이의 실패를 허하라

한국 가정이 가장 많은 것을 투자하는 곳은 어딜까. 집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엄마들이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붓는 것이 자식 양육이고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해 많은 사교육비를 쓰니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 부모들은 자식에게 투자한 만큼 보답을 받는 것일까. 자식 덕에 호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부모 마음이 뿌듯할 정도로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냐는 말이다.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일 수 없다면 뭐가 문제인 것일까.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로 '아이를 잘 가르치라: 진정한 성공을 위한 육아'의 저자인 매들린 레빈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25년 이상 임상 현장에서 아이들을 살펴본 결과 가장 행복하고 성공적인 아이의 부모는 2가지 특징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첫째,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 대신 해주지 않았다. 레빈은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율적이고 자신감 있고 현실성 있는 자아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이가 이런 자아를 갖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빈은 아이가 자랄수록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범위, 자율성의 범위를 넓혀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혼자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거나 혼자 버스를 타거나 혼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식으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 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가 무엇인가 처음 시도할 때는 언제나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이런 리스크, 곧 도전들이 아이들을 성장하게 만드는 거름이다. 아이들은 이런 리스크와 도전 속에서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다.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넘어지거나 실수하거나 실패하는 것을 못 견뎌 한다는 것이다. 레빈은 수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불행해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실패와 불행을 참지 못하는 부모는 아이를 망치게 된다.

레빈은 아이들이 겪는 실수와 실패는 성공과 도약의 발판이 된다며 아이들에게 "성공적인 실패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부모들이 실패는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며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이미 다 경험해봤으니 너는 엄마, 아빠 말만 듣고 따라오면 된다"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실패의 경험을 아예 차단해버리면 아이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만나게 되는 역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영영 배울 수 없게 된다고 레빈은 지적했다.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자라는 아이들의 부모는 둘째로 아이들의 필요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일은 아이에게 시키지 않았다. 자식을 통해 부모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나쁜 간섭, 자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좋은 간섭이다.

예를 들어 반드시 서울대를 들어가야 한다며 서울대 입시 요강부터 필요한 공부, 입시원서 작성과 면접 준비까지 엄마, 아빠가 나서서 해준다면 이는 나쁜 간섭이다. 이는 심리적으로 아이를 제어하면서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반면 학교에서 내준 수학숙제를 시키는 것은 좋은 간섭이다. 아이가 사회에서 살아갈 때 필요한 책임감과 어느 정도의 수학 지식을 익히도록 간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간섭은 아이의 심리가 아니라 아이가 필요한 것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아이의 행동을 제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식을 자신의 방식대로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서 벗어나는 것은 마치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어렵다고 레빈도 인정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모들은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거지"라는 말로 아이의 생각까지 제어하려는 과잉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레빈은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이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며 살만한 가치가 있는 어른으로서 삶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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