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종류(2)

요가는 오랜 발달 과정에서 여러 유파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양상은 모든 사상의 발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요가가 다른 사상보다 여러유파로 분리되기 쉬웠던 원인은 다른 점에서 찾을 수 있다.그것은 요가의 본질인 명상이 불안정한 의식을 억제할 뿐만이 아니라 잠재된 초월적인 지혜와 진정한 자아를 발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종교나 철학이 요가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의 인도사상이 이러한 요가의 수련 방법을 부지불식간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요가의 이러한 보편성 때문에 일부의 학자들은 모든 종교 사상에는 요가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종교 심리학적 측면에서도 요가 사상은 힌두교.불교,자이나교, 도교의 근간이 되었고 유태교, 기독교, 회교의 발달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이 가능 한 것은 요가의 핵심이 심리적인 실천이어서 어떠한 종교적 형식에도 구애되지 않고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가는 인도의 모든 종교나 철학에 수용되었기 때문에 여러 유파를 형성하였다. 그런데 때로는 각 유파를 지칭하는 명칭이 달라도 그 근본 사상이나 실천 행법이 같은 경우도 있다. 요가의 유파를 명확하게 세분하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현대 인도 철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다섯 유파로 분류한다.

1.라자 요가 - 요가의 고전인 <요가수트라>의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요가이다. 이 유파에서는 인간의 고뇌는 마음 작용이 원인이라고 보고 심리적인 조작을 통하여 고뇌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는 의식현상은 과거에 형성되어 잠재된 것이 작용하는 것이므로 잠재된 의식이 있는 한 고뇌는 지속된다고 본다. 이 잠재 의식을 억제하는 방법이 하나의 대상에 정신을 집중하는 명상이다. 이러한 방법에 의해서 산만한 의식이 억제되고 지혜가 나타나서 진정한 자아를 깨닫게 된다. 이 심리적 요가는 인도의 대표적인 명상이며 불교의 선(禪)으로 크게 발달하였다.

2.즈나나 요가 - <바가바드기타>의 사상에 근원을 둔 요가이다. 이 유파에서는 현실의 고뇌를 무지 때문이라고 보고 바른 지식(즈나나)을 얻기 위한 철학적 지식의 습득과 철학적 사색을 수행의 중심으로 한다.
여기서 요구하는 지식은 분석적인 과학 지식이 아닌 총체적이고 직관적인 인식 작용에 의한 지혜이다. 즈나나 요가의 목표는 이러한 지혜에 의해 현상적 자아와는 다른 영원한 정신성으로서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이 자아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 철학적 요가는 초월적인 지혜에 의해서 해탈하고자 하는 인도철학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3.카르마 요가 - <바가바드기타>의 사상에 근원을 둔 요가이다. 이 유파에서는 자신의 신분이나 고뇌 등은 과거에 행한 행위(카르마,業)의 결과(業報)라고 보고,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올바르다고 할지라도 업보가 따르기 때문에 윤회한다고 본다.
그러나 업보는 행위 그 차체가 아니라 그 결과를 기대하는 욕망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행위의 동기나 그 결과에 대한 욕망을 포기하면 업보가 없다. 무집착적인 행위로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완수함으로써 과거의 업을 소멸시키고 또 다른 업을 쌓지 않게 하는 실천이 이 요가이다. 이 실천적인 요가는 인도의 사회 제도와 윤리 속에 잘 나타나 있다.

3.박티 요가 - 이 역시 <바가바드기타>의 사상에 근원을 둔 요가이다. 이 유파는 윤회의 세계에서 구원받는 길이 신의 자비에 의한다고 보고, 신에 대한 헌신(박티)을 수행의 중심으로 한다.
이 요가를 행하는 사람에게는 신의 존재, 권능, 지혜, 선함을 믿고 언제나 신을 생각하고 찬송하고 모든 행위를 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신념이 요구된다. 종교적인 실천에 의해서 상대성이 사라진 존재로 경험되는 신과 하나가 되고, 자신 속에서 신과 만나는 신인합일(神人合一)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본다. 이 종교적인 요가는 후대의 유신론적인 인도 종교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3.쿤달리니 요가 - 밀교적인 하타 요가로서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로 간주하는 사상이다. 인체 내에는 샤크티라고 하는 신비한 힘이 있는데, 시바 신의 배우자로서 쿤달리니라고도 한다.
이것은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이며 동시에 개인의 생명을 유지하는 힘이다.그러나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항문 쪽에서 졸고 있는 암뱀이나 꺼질 듯한 불씨와 같다. 이것을 일깨워서 모든 인간의 장애를 태워버리고,그 남편인 시바와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 이 요가의 목적이다.
이 행법에는 하타 요가와 같은 육체적 수행법과 주문과 같은 밀교적인 수행법이 포함되에 있다.

이상과 같은 다섯 유파 외에도 이론과 실천 방법을 달리하는 여러 유파가 형성되어 있다. 주문(만트라)의 염송을 중심으로 하는 만트라 요가, 육체적 단련과 호흡을 중심으로 하는 하타 요가, 고행과 주문과 신에 대한 헌신을 중심으로 하는 크리야 요가, 명상을 중심으로 하는 디야나 요가와 사마디 요가 등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요가수트라>의 8단계 수행 체계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는 라자 요가에 포함된다.
또한 밀교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샤크티 요가, 안트라 요가. 탄트라 요가 등이 있으나 이들은 힌두교의 우주관과 생리관에 따라 인체에 신비한 힘 또는 구조 등을 상정하는 쿤달리니 요가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처럼 이들의 사상이나 수행법 등은 서로 관련이 많아서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대부분의 요가는 넓은 의미에서는 앞의 유파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 유파의 요가가 더 있으며, 현대에는 <불교 요가><도교 요가><기독교 요가>라는 서적들도 출간되고 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어느 사상이라도 자신의 고유한 사상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요가 사상의 핵심인 명상적인 방법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하겠다.